예수님께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은 대제사장으로서 자신을 단번에 예물로 드리셔서 모든 믿는 자의 죄를 사하시는 속죄를 온전히 이루셨고, 지금도 하늘의 참 장막에서 영원한 대제사장으로 일하시고 계신다. 그러므로 구약의 제사제도는 더 이상 필요가 없어 폐지되었다. 그런데, 성경은 또한 성도들이 “왕 같은 제사장들”이라고 가르친다 (벧전 2:9). 우리 성도가 제사장으로서 행하여야 할 무슨 사역이 남아있는가?
1.
성도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어 제사장의 직분을 가지게 되었다.
ㄱ. 이 직분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자에게만 합당하다 (히 5:4). 아론이 그렇게 부르심을 받았고 (민 16:1-21), 예수님도 하나님의 부르심대로 대제사장이 되셨다 (히 5:5-6, 시 110:4).
ㄴ. 성도란, 하나님께서 그 뜻대로 미리 예정하신대로 (엡 1:5) 부르셔서 의롭다 하시고 영화롭게 하신 무리이다 (롬 8:28-30). 신약에서 교회라는 말은 εκκλησια (에클레시아)인데 그 뜻은 ‘불러 내었다’ (‘called out’) 이다. 고전 1:1에서 바울은 교회는 곧 “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”이라고 하였다.
ㄷ. 이와 같이 부름받은 모든 성도에게 “왕같은 제사장”의 칭호가 합당한 것을 베드로 사도는 증거하였다 (벧전 2:9)
2.
성도는 “왕 같은 제사장”이다 (벧전 2:9).
ㄱ. 구약시대의 제사장은 레위 지파로 아론의 자손이어야 했다 (출 28:1-3, 스 2:61-63, 느 7:63-65). 그리고 그 중에서도 신체적인 결함이 없는 자가 (레 21:16-23), 각종 외형적인 예식을 통해 제사장으로 세워졌다 (레 8장). 이런 제사장의 제도는 예수님이 오심으로 폐하여 졌다 (히 10:9).
ㄴ. 예수님은 “의의 왕”이요 “평강의 왕”으로 “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”인 멜기세덱(히 7:1-2)의 반차를 좇는 대제사장과 왕을 겸하신 분이시다.
ㄷ. 성도가 성도된 것은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된 것이 아니다 (요 1:13). 대부분의 성도들이 육신적으로 레위 지파, 아론 자손이 아니다. 성도는 이미 폐하여진 옛 구약의 제도에 따르는 제사장이 아니다.
ㄹ. 육신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 다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고, 오직 이삭과 같은 약속의 자녀가 하나님의 자녀이다 (롬 9:7-8). 성도는 이삭과 같이 약속의 자녀이다 (갈 4:28).
ㅁ.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왕과 대제사장의 직분을 동시에 수행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이시므로 (골 1:18, 엡 1:22-23), 교회를 이루는 성도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왕과 제사장이 되었고 (계 1:6, 5:10) 생명 안에서 왕노릇할 것이다 (롬 5:17).
3.
성도에게는 “복음의 제사장” 직무가 있다 (롬 15:16)
ㄱ. 예수님은 대제사장으로서 새 언약의 중보/보증이시다 (히 7:22, 8:6-13). 이 새 언약의 내용은 (1) 하나님의 법을 우리 생각에 두시고 우리 마음에 기록하셔서 작은 자나 큰 자가 다 하나님을 알게 하신다는 것과, (2)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의 하나님이 되시고 우리는 그의 백성이 된다는 것과, (3) 우리 죄를 사하시고 다시 기억하시지도 않으시겠다는 것이다 (히 8:10-12, 10:16-17, 렘 31:33-34). 즉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.
ㄴ. 예수님은 새 언약의 중보가 되셔서, 하나님의 백성들을 하나님께로 이끄시는 역할을 감당하셨다. 그의 순종하심이 많은 사람으로 의인이 되게 하고 생명에 이르게 하였다 (롬 5:18-19).
ㄷ. 성도에게도 “복음의 제사장” 직무를 주셨다.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전해진 새 언약을 선포하는 직무인 것이다. 어두움 가운데 있는 자들을 불러내셔서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선전하는 직무이다 (벧전 2:9).
ㄹ. 바울과 같은 사도에게도 이 “복음의 제사장” 직무를 주셨지만, 또한 이것은 예수님께서 성도 모두에게 위임하여 주신 것이다 (The Great Commission) (마 28:18-20).
ㅁ. 그래서 생명의 복음이 전해지게 하기 위해서, 바울은 자기 자신이 관제로 드려질찌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(빌 2:17, 딤후 4:6).
4.
성도가 제사장으로 드리는 예물은 자기 자신이다.
ㄱ.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직접 마련하신 어린양으로 (히 10:5, 창 22:8,14, 요 1:29), 스스로가 예물이 되시어 자신을 단번에 드리셨다 (히 10:10).
ㄴ. 하나님이 우리에게서 요구하시는 예물은 우양이 아니고, 우리의 상한 심령이라 하셨다 (시 51:16-17). 우리 자신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/신령한 산 제사로 드리라고 명하시었다 (롬 12:1, 벧전 2:5).
ㄷ. 성도는 세례를 받을 때에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에 동참함을 뜻한다 (롬 6:3-11, 골 2:12). (참: 예수님의 죽으심은 단번에 죽으심이므로, 세례는 한 번 받는 것으로 족하다). 이와 같이 성도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 마땅하다 (롬 8:17).
ㄹ. 성도가 이와 같이 예수님의 죽음에 동참하여 올바른 예물이 되는 것은, 이제는 더 이상 죄에게 종노릇하지 않고 (롬 6:6),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는 것이다 (롬 6:4). 즉, 긍휼을 베푸는 것과 (마 9:13), 선을 행함과 (히 13:16), 하나님을 찬미하는 생활을 하는 것 (히 13:15) 등이다.
ㅁ. 또한 복음을 전할 때에, 복음을 받는 자들이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거룩하게 되어 하나님께서 받으심직하게 하는 것도, 우리가 제사장으로 드리는 예물이 된다 (롬 15:16).
5.
성도는 제사장으로서 중보기도의 의무가 있다.
ㄱ.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(μεσιτης, 메시테스, Mediator, Go-between) 는 한 분 예수님 뿐이다 (딤전 2:5, 히 8:6, 9:15, 12:24). 예수님 외에는 우리를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분이 없다 (요 14:6, 행 4:12).
ㄴ. 예수님은 하늘의 참 장막에서 권능의 우편에 앉으셔서 항상 살아 계시면서,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시고 계시다 (히 7:24-25, 롬 8:34). 또한 성령께서도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신다 (롬 8:26-27). (여기서 ‘간구’라는 말은 εντυγχανω (엔퉁카노, intercession)로서 다른 사람을 위해 변호하거나 탄원하거나 청원한다는 뜻이다)
ㄷ. 그리고, 성도들도 다른 위를 위하여 기도할 것을 명하셨다.
· 딤전 2:1 –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라고 했다. 여기서 ‘도고’란 말은 KJV 에서는 intercessions 라고 번역이 되어있는데, 원어로는 εντιμος (엔티모스) 인데, 그 뜻은 왕(즉, 하나님)과 담대히 접견하여 (다른 사람의) 사정을 아뢴다는 뜻이다. 에스더가 아하수에로왕 앞에 나가서 이스라엘의 사정을 아뢴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(에 5:1-8, 7:1-6)
ㄹ. 우리의 기도의 대상은 아주 광범위하다
· “모든 사람”을 위하여 (딤전 2:1). 이 항목에는 특별히 위정자들 (당시에는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던 위정자들)을 위한 기도가 포함되어 있다 (딤전 2:2). 이로서 성도가 “모든 경건과 단정한 중에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” 함이다. 위정자는 하나님의 세우심을 받아 사회의 질서와 공의를 베풀도록 되어 있다 (롬 13:3-4).
· 원수를 사랑하고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셨다 (마 5:44, 눅 6:28). 하나님께서 일반 은사 (예, 햇빛과 비)를 악인과 선인에게 내리시듯 (마 5:45), 우리의 사랑과 기도도 의인을 위하여 뿐 아니라 악인을 위하여서 까지 하라 하셨다.
· 바울과 모세가 그리 하였듯이, 자신의 (육신적)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(롬 10:1, 9:3, 출 32:31-32). 내 민족의 죄는 곧 내 죄라는 심정으로 (느1:6).
· 그러나, 예수님께서 그를 믿는/믿을 자들을 위해서 특별히 기도하셨듯이 (요 17:9,20), 우리는 (바울이 그러하였듯이) 교회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(롬 1:9, 엡 1:16-19, 3:14-19, 6:18, 빌 1:4-5, 골 1:3,9, 살전 1:2, 살후 1:11).
· 그리고, 교회 안에서 서로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(약 5:13-18, 딤후 1:3).
· 특별히, 복음의 일군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(마 9:38, 눅 10:2, 고후 1:11, 엡 6:19, 골 4:3, 살후 3:1)
· 그리고 시험에 빠져 범죄한 형제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 (요일 5:16)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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